경기 하강·부도 공포 속 ‘소매시장 영끌’… 주식 손실 후 또 덫에 걸린 청년들

증시 손실 후 일반 매매 고점 영끌 가속… 경기 하강기 속 '시세 이하' 경매 도매시장 접근 시급

자산 가격이 치솟을 때 시장에 몰려드는 가장 무서운 유령은 다름 아닌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다. 남들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되는데 나만 제자리에 걸어 두어 ‘벼락거지’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키고 청년들을 위험천만한 투기판으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자산 시장에서 목격되는 2030세대의 움직임은 안타까움을 넘어 서늘함마저 느끼게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모아둔 목돈과 대출금까지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던져 넣었다가 폭락장에 원금을 탕진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투잡을 뛰어도 손실을 메우지 못해 퇴직금 정산까지 고민하는 청년의 비극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조 1,228억 원으로 전월 대비 58.7%나 폭증했다. 월간 반대매매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주식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고위험 무제한 레버리지 구조에 방치된 청년들이 강제 반대매매라는 잔혹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결과다.

더욱 기이하고 우려스러운 현상은 증시에서 자산을 까먹은 직후, 주택 시장에서는 더 늦기 전에 집을 사겠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영끌’ 매수까지 폭발했다는 점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 분석 결과, 지난 7월 서울의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7,547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2030세대의 비중이 무려 68.8%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이 직면한 거시경제의 실상은 냉혹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소비 위축, 고용 시장 악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그리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연쇄 부도 증가 등 실물경기는 이미 명확한 하강 국면에 진입해 있다. 실물경기가 추락하면 가계 소득 기반이 무너지므로 부동산 가격 역시 급격한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다.

더욱 치명적인 실책은 투자 순서와 시장 선택에 있다. 주식 시장에서 레버리지 투자로 자산을 상당 부분 탕진한 상태에서, 감정가 및 시세 대비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최고가 ‘소매시장(일반 아파트 매매 시장)’의 호가를 그대로 주고 집을 사는 것은 최악의 금융 선택이다.

부동산 경매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채권을 인수하거나 낙찰받는 ‘도매시장’이라면, 일반 아파트 매매는 유동성 프리미엄과 거품이 포함된 ‘소매시장’이다. 경기 하강기에는 소매시장의 프리미엄이 가장 먼저 붕괴한다. 실물경기 추락과 자산 손실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소매시장의 최고가 아파트를 영끌 매수하는 것은, 고금리 원리금 상환 부담과 가치 하락의 폭탄을 끌어안고 파산으로 직행하는 급경사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청년들을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와 무리한 대출로 내모는 시장 환경을 재점검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자 스스로도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환상과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물경기 하락이 예견된 환경 속에서 소매시장 고점 영끌을 과감히 지양하고, 자신의 소득과 리스크 감내 수준에 맞는 철저한 자산 방어 전략을 이행하는 것만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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