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재계약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세로 살던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하려면 이전보다 많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셋값이 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4,576건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재계약은 2,093건이었다.
이 가운데 1,835건, 87.7%의 계약에서 보증금이 올랐다. 보증금이 그대로인 계약은 234건(11.2%), 낮아진 계약은 24건(1.1%)에 불과했다.
2년 만에 평균 4,683만원 상승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재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5억5,904만원으로 나타났다. 2년 전 평균 보증금 5억1,221만원과 비교하면 4,683만원, 9.1% 오른 금액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더욱 컸다. 평균 인상액은 종로구가 1억2,20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진구 8,393만원, 강남구 8,069만원, 용산구 8,015만원, 송파구 7,771만원, 성동구 7,69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 거래에서는 수억원이 오른 사례도 확인됐다.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 전용 84㎡는 2년 전 5억2,500만원에서 8억2,500만원으로 3억원 오른 가격에 재계약됐다.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 부담은 커지고
전세보증금 상승과 함께 전세 매물 감소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9월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87개로 지난해 말 2만3,263개보다 2,876개(12.4%) 감소했다.
전세가격도 상승했다. KB부동산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보다 7.59% 상승했다. 전세보증금이 오르면서 세입자의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려주기 어려운 경우 기존 보증금은 유지하면서 월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재계약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2026년 7월 서울에서 순수 전세에서 월세가 포함된 형태로 전환된 갱신 사례는 36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248건은 보증금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월세가 추가된 계약이었다. 전세시장 변화가 보여주는 것을 보면 현재 서울 전세시장의 흐름은 비교적 분명하다.
전세 매물은 줄고, 전셋값은 오르고, 재계약 때 추가로 마련해야 할 보증금은 커지고 있다.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월세를 선택하면서 매달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가 늘어난다.
특히 학군이나 직장 등으로 기존 생활권을 떠나기 어려운 세입자는 높아진 보증금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해야 하기때문에 그만큼 저축할 돈, 투자할 돈, 미래를 준비할 돈은 줄어든다.
결국 높은 집값과 전세보증금, 월세 부담은 단순히 “집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세대에게는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 자산 형성 등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해도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질수록 삶의 여유는 줄어든다.
지금의 전세시장 변화를 단순한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주거비가 오르는 만큼 누군가의 삶은 그만큼 더 팍팍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