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20년 한 집에 살았는데 세금 더 낸다?…1주택자 장기보유공제 개편에 반발


정부가 추진하는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을 놓고 장기간 한 집에 거주해 온 1주택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내용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지금은 집을 오래 보유하고 실제로 오래 거주하면 집을 팔아 생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정부 개편안대로라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기간을 더욱 중요하게 보는 대신,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 자체에 상한선이 생긴다.

정부안은 2027년까지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제도를 바꾸는 내용이다.

2028년에는 거주기간 1년당 6%, 보유기간 1년당 2%를 공제하고,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1년에 8%씩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공제액 한도다.

2028년에는 최대 20억원, 2029년 이후에는 아무리 오래 거주했더라도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10억원으로 제한된다.

왜 1주택자들이 반발하나

정부의 취지는 실거주자를 보호하면서 지나치게 비싼 주택에 큰 세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 실거주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가장 큰 불만은 "투기 목적으로 여러 채를 산 것도 아닌데 왜 세 부담을 늘리느냐"​는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10년, 20년 전에는 평범한 가격이었던 아파트가 수십억원으로 오른 사례가 적지 않다.

집주인이 투자를 반복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한 채를 사서 오랫동안 살았을 뿐인데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이유로 고가주택 보유자가 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기 실거주자들은 자신들을 다주택 투자자나 단기 투기 수요와 똑같은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가장 큰 논란은 '이미 살아온 기간'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제도를 믿고 이미 수십 년간 거주한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5년 전 집을 구입해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집을 사지 않고 계속 거주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은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고려해 장기간 주택을 보유했을 수 있다.

그런데 집을 팔려고 할 때 갑자기 공제액에 10억원 한도가 적용된다면 당사자로서는 "과거부터 살아온 15년의 기간까지 새로운 제도의 영향을 받는 것이 맞느냐"​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청원인 측이 사실상의 소급과세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법률적으로 실제 '소급과세'에 해당하는지는 향후 법안 내용과 경과규정 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소급과세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누가 영향을 많이 받나

집값이 비싸다고 무조건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집을 얼마에 샀고 얼마에 파느냐, 즉 양도차익이 얼마나 크냐​다.

가령 오래전에 5억원에 산 집이 수십억원으로 올랐다면 양도차익이 매우 커진다.

현재처럼 최대 80% 공제를 적용받는 구조에서는 양도차익이 클수록 공제금액도 함께 커질 수 있다.

하지만 2029년 이후 공제액을 최대 10억원으로 제한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단순 계산으로 최대 공제율 80%를 가정하면 양도차익이 12억5천만원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10억원 한도에 걸리기 시작한다.

따라서 수십 년 전 비교적 싼 가격에 서울 아파트를 구입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장기 1주택자일수록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어떤 피해가 우려되나

가장 우려되는 사람 중 하나가 고령의 장기 실거주 1주택자다.

20~30년 동안 한 집에서 살다가 은퇴 후 집을 팔아 작은 주택으로 옮기고 남은 돈을 노후생활비로 사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양도소득세가 크게 늘어난다면 집을 팔고 갈아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부동산시장에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을 줄이면 고가주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집을 팔 때 세금이 너무 커지면 "차라리 팔지 않겠다"​며 계속 보유하거나 증여·상속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국회에서 중요한 것은 '경과조치'

이 때문에 앞으로 국회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10억원 한도를 없앨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만은 아니다.

이미 10년, 20년 이상 한 주택에서 살아온 사람에게 새 제도를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청원 측에서는 △공제액 10억원 한도 폐지 △한도 금액 상향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취득가액 조정 △20년 이상 장기 실거주자 한도 적용 제외 등의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고가주택에 지나친 세제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 목적과 '정부 제도를 믿고 수십 년 동안 한 집에서 살아온 사람까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장기 실거주자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기간 한 주택에서 실제 거주해 온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갑작스럽게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이나 경과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이번 내용은 정부의 세제개편 추진안에 관한 것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공제한도·시행시기·경과조치 등이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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