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에 또 ‘스타’의 이름이 수사 기록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방송 출연과 유튜브로 이름을 알린 한 경매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연 10% 고정이자, 원금 반환’을 내걸고 100억원대 자금을 모았다가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으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달에는 구독자 30만 명의 부동산 공매 유튜버가 “싸게 사 주겠다”며 돈을 받아 간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피해자는 80명이 넘고, 피해 규모는 역시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두 사건 모두 아직 혐의 단계이고 최종 판단은 수사와 재판의 몫이다. 그러나 한 달 사이 같은 유형의 의혹이 잇따른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이 돌아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때가 공교롭다. 법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경매 건수는 26만3018건으로, 2009년의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누적 낙찰가율은 감정가의 58.7%로 처음 60% 밑으로 내려갔다. 물건은 넘치고 값은 싸다. “지금이 기회”라는 말이 가장 잘 팔리는 때다. 그리고 그 말이 가장 쉽게 악용되는 때이기도 하다.
경매에 ‘확정 수익’은 없다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경매에는 원금 보장도, 고정 이자도 없다. 같은 물건도 권리관계와 명도, 매도 시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누군가 “연 10%를 매달 꼬박꼬박”이라고 약속한다면 그것은 경매의 언어가 아니라 유사수신의 언어다. 경매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그런 약속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강의와 돈은 분리돼야 한다
이번 의혹들의 공통점은 ‘가르치는 사람’이 ‘돈을 맡는 사람’이 됐다는 데 있다. 강의로 쌓은 신뢰가 투자금 모집의 담보로 쓰이는 순간, 수강생은 학생이 아니라 채권자가 된다. 경매 교육 업계는 이 선을 스스로 그어야 한다. 강사가 수강생의 투자금을 모아 운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공동투자를 하더라도 명의와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이 업계의 상식이 돼야 한다. 당국도 강의와 투자 모집을 결합한 영업에 대해 유사수신 여부를 더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가 지킬 세 가지
투자자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원칙도 단순하다. 첫째, 입찰과 등기는 반드시 내 이름으로 한다. 둘째, 입찰보증금과 잔금은 법원 절차를 통해 직접 낸다. 남의 계좌로 보내는 ‘대행 보증금’은 경계해야 한다. 셋째,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제안은 듣는 자리에서 거절한다. 유명세와 방송 출연, 구독자 수는 실력의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정직의 증거는 아니다.
불황일수록 경매는 빛난다. 그러나 그 빛은 제대로 배운 사람에게만 돌아간다. 시장이 커질수록 교육은 더 정직해야 하고, 투자자는 더 의심해야 한다. 이번 의혹들이 업계 전체가 기본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참고: 법원 경매 통계(2026년 1~9월), 각 사건 관련 언론 보도. 언급된 사건은 수사 중이며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