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 마련의 출발점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에서 올해 8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7월 청약통장 유입액은 8조4천억원, 해지에 따른 유출액은 8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새로 들어온 돈과 빠져나간 돈의 차이는 2천억원에 불과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 2026년 7월 말 기준 가입자는 2,577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약 41만명이 줄었다는 자료도 나왔다.
청약통장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배경에는 높아진 분양가와 치열해진 청약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 평균 분양가는 3.3㎡당 6,208만6천원이었다.
5월 기록한 6,355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이 평균가격을 전용 84㎡에 적용하면 약 15억7천만원이다. 물론 이는 서울 전체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을 면적에 단순 적용한 계산이므로, 실제 개별 아파트의 분양가는 입지와 사업장에 따라 크게 다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은 65.81점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23년 56.17점에서 2024년 59.68점, 2025년 65.81점으로 계속 상승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 강남권 인기 단지에는 높은 가점의 통장이 집중됐다.
청약통장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당첨을 보장받기도 어렵다.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 가입기간 등을 통해 높은 가점을 확보한 사람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속 돈을 넣고 있지만 실제로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여기에 높은 분양가와 대출 부담까지 겹치면서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약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서울처럼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청약 경쟁이 오히려 매우 치열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는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과 동시에 좋은 입지의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도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결국 청약통장의 가치가 지역과 주택 유형, 개인의 청약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도 개선 논의도 시작됐다. 현재 국회에서는 청약통장에 넣어둔 돈을 일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청약통장 납입액을 중간에 꺼내 쓰려면 통장을 해지해야 하는데, 해지하면 그동안 쌓은 가입기간 등 청약 관련 혜택을 잃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통장을 유지하면서 일정 범위에서 납입액 일부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통장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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