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자 계약률 0%라는 굴욕을 겪으며 2년 가까이 통째로 비어 있던 대구의 한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텐트와 캠핑용 의자를 동원한 수백 명의 대기 행렬이 등장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미분양 단지를 통째로 사들인 뒤, 인근 20년 된 구축 아파트 시세보다 1억 원가량 저렴한 전세로 내놓자 무주택 임차인들이 대거 쏠린 결과입니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를 대반전시킨 CR리츠의 구조적 메커니즘과 지방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 미칠 파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1. 43시간 대기·텐트촌 등장… ‘상인푸르지오’에 불어닥친 전세런
2024년 4월 준공 이후 990가구 전체가 빈집으로 남아 있던 대구 달서구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에서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2차 접수도 장사진: 8일 진행된 2차 임대차 계약 예약 현장에는 250여 명이 몰리며 텐트와 캠핑 의자를 설치한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맨 앞 대기자는 무려 43시간을 기다렸으며, 지난 6월 1차 신청 당시에도 550가구가 조기 마감되었습니다.
청약 제로 단지의 변신: 대우건설이 후분양으로 전환해 입주자를 모집했으나 계약률 0%를 기록했던 이 단지는,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CR리츠에 통매각되면서 임대 아파트로 전격 전환되었습니다.
2. [수치 비교] 구축 가격에 신축 전세… “집값 하락 위험 차단”
수요자들이 밤샘 대기까지 마다하지 않은 핵심 원인은 ‘낮은 보증금’과 ‘주거 안전성’입니다.
구분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 (신축·CR리츠)대구상인푸르지오 (2004년 입주 구축)비고
전용 84㎡ 전세가2억 2,200만 ~ 2억 3,850만 원2억 2,000만 원 (4월 실거래)준공 2년 신축이 20년 구축과 동일 수준
전용 113~117㎡3억 1,700만 ~ 3억 2,700만 원인근 대비 최대 1억 원 저렴넓은 평형도 시세 대비 파격 할인가 적용
주요 안전 장치HUG 보증보험 가입 + 분양전환권일반 임대차 계약집값 하락 위험은 리츠가 부담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때일 걱정 없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시장 회복 시 우선 분양 전환 기회까지 제공받아 위험 요소가 완벽히 제거된 셈입니다.
3. 대구 중심으로 퍼지는 CR리츠… 매각 할인율 이견은 숙제
대구에서는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달서구 ‘빌리브라디체’ 등 준공 후 미분양 2,200여 가구가 CR리츠를 통해 임대주택으로 전환되며 숨통을 트고 있습니다.
세제 혜택 연장: 정부 역시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을 매입하는 CR리츠에 대해 법인세 추가 과세를 배제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를 적용하는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며 정책 지원에 나섰습니다.
매각 가격 협상 난항: 다만 사업장별로 분양가 대비 약 30%가량 discounted된 매각 가격을 두고 시행사, 시공사, 금융권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고 있어 실제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해결 과제로 꼽힙니다.
[총평]
대구에서 입증된 ‘CR리츠 임대 전환’은 건설사의 유동성 막힘을 뚫어주고 무주택 임차인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신축 주거를 제공하는 윈-윈(Win-Win) 대안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방 미분양 적체 현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CR리츠를 활용한 임대 공급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끌어내는 실질적인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