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안 되면 공유물분할 소송…1년 이상 돈 묶일 수도
경매 물건이 쏟아지면서 감정가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 물건도 흔해졌다. 그런데 유독 싼 물건을 열어 보면 ‘지분’ 표시가 붙은 경우가 많다. 집 한 채가 아니라 그 일부만 파는 물건이다.
지분경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소유한 부동산에서 한 사람 몫만 경매에 나온 것이다. 상속으로 형제가 나눠 가진 집이나, 부부 공동명의 아파트에서 한쪽 채무 때문에 지분이 압류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싼 데는 이유가 있다. 낙찰자가 사는 것은 집이 아니라 ‘권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정가 4억원짜리 아파트의 3분의 1 지분이 나오면 지분 감정가는 1억3000만원대다. 이 지분이 몇 차례 유찰되면 최저가는 6000만~7000만원까지 내려간다. 숫자만 보면 서울 아파트를 수천만원에 사는 셈이지만, 실제로 손에 쥐는 것은 다르다.
혼자서는 팔지도, 세를 놓지도 못한다
민법상 공유자는 자기 지분을 자유롭게 팔 수 있다(제263조). 하지만 부동산 전체를 처분하려면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제264조), 임대 같은 관리 행위는 지분 과반수로 정한다(제265조). 3분의 1이나 2분의 1 지분으로는 과반이 안 되니, 혼자서는 세를 놓을 수도 집 전체를 팔 수도 없다. 지분만 담보로는 대출도 잘 나오지 않아 잔금 대부분을 자기 돈으로 치러야 한다.
최고가를 써도 뺏길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140조는 다른 공유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준다. 공유자가 매각기일 종결이 고지되기 전까지 보증을 내고 최고가와 같은 값에 사겠다고 하면, 법원은 그 공유자에게 매각을 허가한다. 이때 최고가를 쓴 입찰자가 값을 더 올려 다시 겨룰 수는 없다. 이 입찰자는 차순위매수신고인으로 밀려 보증금이 묶이는데, 종결 고지 전에 차순위 지위를 포기하면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출구는 세 가지뿐이다
| 출구 | 방식 | 변수 |
|---|---|---|
| 다른 공유자에게 매도 | 내 지분을 공유자가 사들임 | 공유자의 자금과 의지 |
| 공동 매각 | 합의해 집 전체를 팔고 지분대로 나눔 | 공유자 전원 동의 |
| 공유물분할 소송 | 법원이 분할 방법을 정함 | 1년 이상 걸릴 수 있음 |
협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간다. 법원은 현물분할이 원칙이지만, 아파트처럼 나눌 수 없으면 집 전체를 경매로 팔아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라고 판결한다. 이 경매에는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사이 다른 공유자가 집을 혼자 쓰고 있다면, 내 지분만큼의 사용료를 부당이득으로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입찰 전 체크포인트
첫째, 등기부에서 공유자 구성과 지분이 생긴 경위를 본다. 상속인지, 이혼인지, 부부 공동명의인지에 따라 협상 난이도가 다르다. 공유자가 많을수록, 가족끼리 얽혀 있을수록 협의가 길어진다.
둘째, 우선매수 신고 이력을 확인한다. 앞선 기일에 공유자가 우선매수를 신고했던 물건은 다시 행사될 가능성이 높다. 신고만 하고 보증을 내지 않은 공유자의 재행사를 제한하는 특별매각조건이 붙기도 하니 매각물건명세서를 함께 본다.
셋째, 누가 살고 있는지 현장을 본다. 공유자 본인이 살고 있으면 공동 매각 협의가 어렵다. 제3자 임차인이 있으면 임대차 관계까지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