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세보다 저렴하게 새 아파트를 마련하려는 경매 입찰자들에게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물건은 대표적인 알짜 투자처로 꼽히지만, 법률상 조합원 지위 승계 요건을 간과했다가는 낙찰 후 입주 자격을 박탈당하고 현금청산 대상자로 전락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매 및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입찰자가 권리 지위를 법리적으로 정확히 이해하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규정한 승계 예외 요건을 현장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대금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매 입찰 과정에서 가장 먼저 구별해야 할 핵심 권리는 청약 당첨자의 ‘일반분양권’이 아닌 기존 토지등소유자의 권리인 ‘조합원 입주권’이다. 조합원 입주권은 도정법의 적용을 받는 권리로, 기존 토지등소유자가 정비사업을 통해 향후 조성될 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장은 ‘조합설립인가’를 기점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엄격히 제한되므로, 입찰자는 대상 매물이 조합설립인가 이후의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물건이라면 낙찰 후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는지 아니면 현금청산 대상인지를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
도정법 제39조 제2항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은 매수인은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없고 감정평가액 기준의 손실보상(현금청산) 처리된다. 다만 법령은 강제 집행 과정에서 선의의 채권자 및 입찰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예외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경매를 통한 조합원 지위 양도를 허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진행되는 강제·임의경매 물건을 낙찰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채무자(양도인)가 1세대 1주택자로서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실제 거주한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경매에 출매되었거나, 조합설립인가 후 3년 이상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는 등 정비사업이 장기 정체된 단지에서 3년 이상 소유한 채무자의 물건을 낙찰받은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입주권 승계가 인정된다. 이 외에도 세대원 전원의 지방 이주, 해외 이주, 상속, 이혼 등 불가피한 사유로 출매된 물건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에 설정된 채권에 기해 진행되는 경매 역시 입주권 인수가 가능한 유형으로 꼽힌다.
반면 경매 신청 채권자가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간 사채나 가압류, 개인 근저당에 기한 강제경매인 경우에는 조합설립인가 이후라면 낙찰을 받더라도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지 않고 현금청산될 위험이 극도로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 및 경매 전문 변호사들은 입찰을 결정하기 전 현장 조사와 서면 검증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입찰자는 관할 재건축 조합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매각 대상 물건의 소유자가 현재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와 미납된 조합원 분담금 유무를 정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 매각물건명세서와 등기부등본을 분석하여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의 성격이 금융기관인지 개인 채권자인지를 명확히 가려내야 하며, 해당 조합이 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이미 현금청산 절차가 시작된 물건인지 여부를 법원 송달내역을 통해 철저히 조사한 후 입찰표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