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집주인은 들어가야 하고, 세입자는 갈 곳이 없다.

집주인은 직접 살기 위해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 세입자는 계약을 계속하고 싶어도 주변에 마땅한 전셋집을 찾기 어렵다.

최근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계약갱신과 종료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7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97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 갱신·종료와 관련된 분쟁은 1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건보다 101.5% 증가했다는 자료다.

올해 7개월 동안 접수된 건수가 지난해 연간 122건보다도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계약갱신요구권이 있어도 실거주라면 갱신 거절 가능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 행사해 2년간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임대인 또는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거주 의사가 진정한 것인지는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도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에 대한 판단에서 구체적인 주거 상황과 이주 준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집주인은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입장과 “세입자는 계속 살고 싶다”는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세입자가 집을 나가야 할 경우다. 전세 물건이 충분하다면 새로운 집을 구하면 되지만,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증금과 이사비용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2028년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유예가 변수로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5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거래할 때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해당 요건을 충족한 경우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 입주 후 2년간 실거주 의무도 유지된다. 이 제도는 5월 29일부터 시행됐다.

따라서 이 제도를 활용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한 무주택자 가운데 일부는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직접 입주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정부가 2026년 5월 12일 발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 조치에 따라, 발표 당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무주택자는 기존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을 수 있다. 다만 유예기간은 최대 2년으로,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해당 주택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시장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도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2025년 6·27 대책에서는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에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부과됐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제한됐다.

2025년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2026년에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됐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집주인에게는 재산이고, 세입자에게는 생활공간이다.

앞으로 전세 물량과 입주 물량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같은 임대차 문제도 시장에서 느끼는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임대차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2028년 5월 11일까지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근거로 2028년에 분쟁이 반드시 폭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실거주를 원하는 매수자와 계속 거주하려는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만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계약 종료와 갱신을 둘러싼 갈등을 미리 살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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