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성공신화의 민낯 ③]
구독자 30만 명을 거느린 부동산 공매 유튜버가 100억 원대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수강생에게 “네 명의로 공매 물건을 낙찰받아 고쳐서 되팔자”며 돈을 받거나, 부실채권(NPL)을 사면 공장부지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며 보증금을 받아 간 뒤 돌려주지 않았다는 혐의다. 확인된 피해자만 80명이 넘는다.
공매 유튜브·주말 강의·사무실의 수상 기념패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은 한 부동산 법인의 부사장 김모 씨(52)다. 공매 투자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 약 30만 명을 모았고, 주말마다 투자 강의를 열었다. 그의 채널은 최근 6개월째 새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댓글 창도 닫혀 있다.
피해자 B씨(49)는 광주에서 매주 서울까지 올라와 그의 강의를 들었다. B씨는 사무실에 놓인 유튜브 수상 기념패가 신뢰를 더했다고 했다. 김씨는 B씨에게 B씨 명의로 공매 물건을 낙찰받아 리모델링한 뒤 되팔면 차익을 낼 수 있고, 모자라는 대금은 대출로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B씨는 지난해 2~3월 서울 송파구 부동산 2건 명목으로 여섯 차례에 걸쳐 약 5억9000만 원을 보냈다. 그러나 해당 부동산을 보유한 신탁사는 B씨와 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B씨는 지난해 12월 김씨를 고소했다.
“NPL로 30~40% 싸게”…보증금 반환 각서까지 썼지만
광주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나왔다. 김씨 일당은 전남 함평의 공장부지를 부실채권 매입 방식으로 시세보다 30~40% 싸게 살 수 있다며 형제 피해자에게서 계약금과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2억6730만 원을 받았다. 매매가 성사되지 않으면 입찰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까지 썼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고 돈도 돌아오지 않았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받은 돈이 피의자들과 관련된 회사 계좌 8곳으로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처음부터 부지를 사들일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9월 22일 김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국에서 접수된 30건가량의 고소를 병합해 김씨를 사기·횡령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피의자는 10명가량, 피해액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점 | 진행 상황 |
|---|---|
| 2025.2~3 | 피해자 B씨, 6차례 약 5억9000만원 송금 |
| 2025.12 | B씨 고소, 신탁사 “계약 사실 없다” |
| 2026.9.22 | 광주 광산경찰서, 김씨 등 3명 사기 혐의 송치 |
| 2026.10 | 강남경찰서, 고소 30여건 병합 수사(피해자 80명·100억원 이상) |
공매 대금은 왜 남의 계좌로 갔나
이 사건의 핵심은 돈이 흘러간 길이다. 공매든 경매든 입찰보증금과 잔금은 낙찰자 본인이 직접 낸다. 온비드 공매는 입찰자 명의로 지정 계좌에 보증금을 넣고, 법원 경매는 입찰자가 법정에서 보증금을 제출한다. 신탁사가 진행하는 신탁 공매나 수의계약도 신탁사와 직접 계약하고 신탁사 계좌로 대금을 보낸다. 중간에 강사나 업체 계좌가 끼어들 이유가 없다.
NPL도 마찬가지다. 부실채권 매입은 부동산이 아니라 근저당권 같은 채권을 사는 것이다. 배당을 받거나 직접 낙찰받는(유입)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 ‘시세보다 30~40% 싼 부동산’을 확정적으로 약속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공매·NPL 투자 권유받았다면 이것부터 확인하라
① 돈은 내 이름으로, 공식 계좌에 직접 넣어라. 입찰보증금과 대금은 온비드·법원·신탁사 지정 계좌로만 보낸다. 강사·업체·개인 계좌로 보내라는 순간 멈춰야 한다.
② 신탁 물건이면 신탁사에 직접 전화하라. 등기부 갑구에 적힌 신탁사(수탁자)에 계약 여부를 직접 확인하면 된다. 이번 사건 피해자도 신탁사 답변으로 피해를 알았다.
③ ‘시세보다 30~40% 싼 NPL’은 일단 의심하라. 채권 매입과 부동산 취득은 다르다. 어떤 채권을, 얼마에, 누구 명의로 사는지 서류로 확인하라.
④ 구독자 수와 수상 기념패는 자격증이 아니다. 유튜브 인기는 투자 실력이나 정직함을 보증하지 않는다.
⑤ 각서보다 계약서와 공식 계좌가 먼저다. “안 되면 돌려주겠다”는 각서는 돈이 남아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김씨 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혐의의 사실 여부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진다. 다음 회에는 무인도를 ‘남이섬처럼 개발하겠다’며 수강생 투자금을 모은 의혹으로 학원 관계자 5명이 검찰에 넘겨진 경매학원 사건을 다룬다.
참고: 한국일보(2026.10.21)·머니투데이(2026.10.21) 보도, 광주 광산경찰서·서울 강남경찰서 수사 관련 보도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입찰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