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성공신화의 민낯 ②]
“15년간 2000건 넘는 경매에 참여한 전문가.” 경매 투자서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와 방송·언론 인터뷰로 이름을 알린 30대 경매회사 대표의 이력이다. 그는 지금 52억 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지난 2월 말 경매회사 대표 A씨(38)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3월 9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회원 약 220명에게서 52억 원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매 전문가가 받은 돈은 ‘식당·비상장주식·코인’
눈여겨볼 대목은 투자처다. 검찰 공소사실에 담긴 투자 명목은 부동산 개발사업뿐 아니라 식당 창업, 비상장주식, 가상화폐까지 걸쳐 있다. 약속한 수익률은 20~50%였다. 회원 모집은 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이뤄졌다.
검찰은 A씨가 내세운 사업 가운데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었고, 투자금은 생활비와 회사 운영비로 쓰였다고 봤다. 세금 체납으로 부동산이 압류되는 상황에서도 수익이 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이고, 사문서를 위조·행사한 혐의도 공소장에 담겼다.
고소장 7건에서 122건으로…경찰 추산 피해 130억
사건이 처음 드러난 것은 2024년 11월이다. 당시 7건이던 고소장은 석 달 만인 2025년 2월 122건으로 불어났고,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추산한 피해액은 130억 원에 달했다.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은 1000만 원에서 6억 원까지 다양했다. 이 가운데 검찰이 혐의를 확인해 재판에 넘긴 금액이 52억 원이다.
지난 4월 3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는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이 끝나자 한 피해자가 법정에서 고성을 지르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A씨는 4월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 시점 | 진행 상황 |
|---|---|
| 2021.6~2022.7 | 회원 약 220명에게서 투자금 모집(검찰 공소사실) |
| 2024.11 | 첫 고소장 7건 접수 |
| 2025.2 | 고소 122건·경찰 추산 피해 130억원, 불구속 입건 |
| 2026.2 말 | 52억원 사기·유사수신 혐의 구속기소 |
| 2026.4 | 첫 공판 전면 부인, 보석 청구 |
“경매로 버는데 왜 코인에 투자하나”
이 사건이 경매 투자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경매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사람이 왜 남의 돈을 모아 식당과 코인에 넣는가. 경매 수익은 낙찰가와 시세의 차이, 명도와 매각까지의 시간에서 나온다. 매달 확정된 고수익을 약속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법도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인가나 등록 없이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고 불특정 다수에게서 돈을 받으면, 실제로 돈을 떼먹었는지와 별개로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연 20~50% 수익을 약속하며 오픈채팅방에서 회원을 모은 것 자체가 위험 신호였던 셈이다.
공동투자 권유받았다면 이것부터 확인하라
① ‘확정 수익률’이 나오면 멈춰라. 경매에 확정 수익은 없다. 수익률을 숫자로 못 박는 순간 투자가 아니라 유사수신일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② 투자 대상이 경매 물건인지 보라. 경매 전문가가 식당, 비상장주식, 코인으로 투자처를 넓힌다면 경매로 돈이 돌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
③ 내 지분이 등기부에 오르는지 확인하라. 공동투자라면 낙찰받은 부동산 등기부에 투자자 지분이 공유자로 올라가야 한다. 업체 명의로만 등기된다면 내 돈을 지킬 장치가 없다.
④ 등기부 갑구의 ‘압류’를 보라. 업체나 대표 명의 부동산에 세금 압류가 걸려 있다면 자금 사정이 이미 나쁘다는 뜻이다. 열람 수수료 몇백 원으로 확인할 수 있다.
⑤ 돈은 법인 계좌로, 계약서는 반드시 받아라. 개인 계좌 송금, 구두 약속, 오픈채팅 공지만으로 진행되는 투자는 피해 회복이 극히 어렵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유무죄는 법원 판결로 가려진다. 다음 회에는 ‘구독자 30만’ 공매 유튜버를 둘러싼 100억 원대 피해 의혹 사건을 다룬다.
참고: 인천지방검찰청 발표(2026.3.9) 및 서울신문·세계일보·헤럴드경제 보도 / 인천경찰청 수사 관련 보도(2025.2)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제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