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기준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물가가 충분히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통화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에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9월 금리 인상을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이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PCE 3.7%…연준 목표 2%와 상당한 차이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지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물가지표다. 현재 3.7%라는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당 폭 웃돈다.
워시 의장은 최근 6개월간 PCE 상승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4.1%에 달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일부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지만 이것만으로 인플레이션의 기조적인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65개월 동안 지속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은 중앙은행에 있다”며 연준의 2% 물가 목표가 확고한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9월 인상 가능성 55.7%
금융시장은 워시 의장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이 반영한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35.4%에서 발언 직후 55.7%로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보다 약 6bp 상승한 4.298%를 기록했다.
다만 ‘9월 금리 인상 확률 55.7%’를 연준의 공식 전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는 어디까지나 당시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가격을 토대로 산출한 확률이다. 워시 의장 역시 이번 연설에서 9월에 금리를 올리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거나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에 따라 시장 전망은 다시 크게 바뀔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 한국 부동산에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국내 부동산시장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금리가 올라 한미 금리차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될수록 국내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다.
부동산시장에는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출을 많이 이용한 주택 보유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신규 매수자의 자금조달 능력도 떨어진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금리까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부동산시장에는 ‘대출규제와 고금리’라는 이중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경매시장에는 물건 증가 가능성…그러나 투자자 대출도 문제
법원경매시장에서는 더욱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을 많이 이용한 부동산 소유자의 금융비용이 증가한다. 이를 장기간 감당하지 못하면 연체가 발생하고 결국 임의경매로 넘어오는 부동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9월 인상 여부’
현재로서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워시 의장이 명확하게 밝힌 것은 물가가 2%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연준이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하루 만에 35.4%에서 55.7%까지 높였다는 사실은 분명한 변화다.
미국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추가 금리 인상까지 현실화한다면 국내 부동산시장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특히 대출을 활용하는 부동산 투자자라면 앞으로는 부동산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미국 금리 → 한국 시장금리 → 대출금리 → 이자 부담 → 경매물건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시장은 분명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의 경매는 ‘싸게 사는 것’만으로 끝나는 투자가 아니다. 대출금리와 보유비용을 감안하고도 충분한 수익이 남는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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