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을 찾는 러너들을 위해 무료로 개방한 공용 샤워장에서 이용객이 샤워부스에 대변을 남겨두고 가는 일이 또 발생했다.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에 따르면 남산 러너 샤워장 남성 샤워부스에서 지난 1월과 7월 각각 한 차례씩 이용객이 대변을 보고 그대로 방치한 사례가 확인됐다. 두 사건 모두 남성 샤워실에서 발생했으며 동일인의 행동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겨진 오물은 현장 관리 직원들이 직접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 러너 샤워장은 서울시의 ‘생활밀착형 운동시설’ 확대 정책의 하나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남산이 러닝과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운동 전후 무료로 씻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마련한 공공 편의시설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개장 이후 이달 27일까지 이용자는 1만2862명에 달한다.
첫 번째 경고에도 6개월 만에 또 발생
문제가 처음 확인된 것은 개장 약 3개월 뒤인 지난 1월이다.
당시 서울시는 샤워부스에서 대변이 발견되자 남녀 샤워실에 ‘공용 샤워실 이용 질서 준수 요청’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에는 드라이기 분실과 샤워부스 내 대변 방치 사례를 알리고 이러한 행동이 다른 이용자에게 불편을 줄 뿐 아니라 공용물품 제공 중단 등 운영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약 6개월 뒤인 7월 같은 일이 다시 발생했다.
남산 샤워장은 아무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시설도 아니다.
이용자는 중부공원여가센터 입구에서 이름과 입장 시간을 작성하고 QR 인증을 거쳐 입장한다. 다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샤워공간이 1인용 개별 부스로 만들어져 있어 부스 안에서 벌어지는 행동까지 관리자가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1만2862명 중 두 건…문제는 ‘극소수의 일탈
개장 이후 1만2862명이 이용하는 동안 확인된 대변 방치 사례는 두 차례다. 서울시 역시 이를 극소수 이용객의 일탈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시설에서는 단 한 사람의 일탈이 수많은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무료 샤워장은 결국 시민의 세금과 행정비용으로 조성하고 관리하는 시설이다. 일부 이용자의 행동 때문에 청소와 관리 부담이 증가하고, 문제가 반복돼 운영 제한이나 공용물품 제공 중단으로 이어진다면 피해는 시설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특히 이번 두 사례에서 남겨진 오물을 결국 현장 관리 직원들이 직접 처리해야 했다는 점도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무료 공공시설일수록 이용자가 함께 지켜야
공공장소에서의 대소변 행위는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는 길이나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대소변을 보는 행위를 ‘노상방뇨 등’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해당 조항 위반자는 1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개별 샤워부스에서 발생한 이번 행위에 해당 규정이 실제 적용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 집행기관의 판단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현재 시설 폐쇄나 이용 제한보다는 안내문 게시와 현장 계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잘 이용하고 있는 시설이 극소수의 비상식적인 행동 때문에 제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러닝에서 함께 달리는 사람에 대한 매너가 중요하듯, 공용 샤워장에서도 다음 이용자를 배려하는 최소한의 질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