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성공신화의 민낯 ①]
“월급 180만 원 직장인이 3년 만에 집 15채를 낙찰받았다.” 수강생을 끌어모은 한 유명 경매강사의 성공담이다. 지난 2월 KBS ‘추적 60분’은 이 성공담의 출발점인 ‘첫 낙찰’ 물건을 추적했고, 그 물건이 강사가 강의하는 플랫폼 업체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성공담의 진위와 별개로, 낙찰 실적을 앞세운 강의를 고를 때 수강생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주말 강의실 채운 중장년…수강료는 320만원
방송은 주말 오후 부동산 경매 강의장에 모여드는 수강생들로 시작한다. 상당수가 중장년층이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수강생은 수강료로 320만 원을 냈다고 답했다. 수강생들은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냈다는 강사의 이력에 믿음이 간다고 했다.
강사가 내세운 이력은 분명하다. 지방대를 나와 월급 180만 원을 받던 20대 직장인이 경매로 집을 하나씩 늘렸다는 이야기다. 출간 도서 소개에는 ’13채 집주인, 월세 500만 원’이 적혀 있고, 방송에 소개된 홍보 문구는 ‘3년 만에 15채’였다. 유튜브 구독자는 18만 명 안팎이다.
강사는 방송에서, 사업자들 사이에 이름난 한 강의 플랫폼이 자신에게 부동산 강의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직접 소개했다.
블로그 ‘첫 낙찰’ 글 → 성남지원 물건 → 강의업체
검증은 강사가 블로그에 올린 ‘첫 경매 낙찰’ 후기에서 시작됐다. 글에 실린 사진 배경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건물이 찍혀 있었다. 제보자는 같은 시기 성남지원에서 매각된 물건을 하나하나 대조해 조건이 맞는 물건 한 건을 찾아냈다. 입찰자 18명이 몰렸고, 매각가는 1억9100만 원이었다. 강사 본인도 강의에서 이 물건을 자신의 첫 낙찰이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제보자는 이 물건의 거래 금액이 강의 플랫폼 업체가 진행한 건과 같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사가 ‘나의 첫 낙찰’로 내세운 물건이 사실은 강의를 맡긴 업체 쪽에서 진행한 건일 수 있다는 의혹이다.
방송은 지금 상황만 보면 강의로 돈을 번 것이지 경매로 부자가 된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그런데도 광고는 ‘나처럼 몇 년 만에 몇 채’라는 꿈을 판다는 지적이다.
취재진이 첫 낙찰 물건과 강의 플랫폼 법인의 관계를 묻자, 강사는 당장 답하기 어렵다며 따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본지는 해당 강사의 입장을 확인하는 대로 후속 보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 강사의 주장 | 방송 검증 내용 |
|---|---|
| 월급 180만원 직장인 출신 | 강의 플랫폼이 “강의할 길을 열어줬다”고 본인이 소개 |
| 3년 만에 15채 낙찰 | “강의로 번 것이지 경매로 부자 된 것 아니다” |
| 첫 낙찰: 성남지원 물건(입찰 18명·1억9100만원) | 강의 플랫폼 업체 진행 건과 금액 일치 의혹 |
| 수강료 320만원 | 해명 요청에 “따로 연락하겠다” |
의혹이 사실이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다른 사람이나 업체가 낙찰받은 물건을 자기 실적처럼 소개하는 것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수강생은 ‘이 사람처럼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수백만 원을 낸다. 그 믿음의 근거가 된 실적이 사실과 다르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거짓·과장 광고 문제가 될 수 있고, 수강료를 낸 사람이 다툴 여지도 생긴다.
제도의 빈틈도 크다. 방송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 업체 상당수는 통신판매업으로만 등록돼 있어 학원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강사 경력을 검증할 장치도 사실상 없다.
경매 실적, 이렇게 직접 확인하라
낙찰 실적은 숨길 수 없는 기록이다. 확인 비용은 등기부 열람료 몇백 원이면 충분하다.
① 사건번호를 요구하라. 진짜 낙찰자라면 사건번호를 모를 수 없다. 대지 못하거나 피한다면 그 자체가 신호다.
② 등기부등본 갑구를 보라. 경매로 산 집이라면 갑구에 ‘임의경매(강제경매)로 인한 매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이 남는다. 이전받은 사람이 강사 본인인지, 법인인지, 제3자인지 바로 드러난다.
③ 법인·공동 명의를 확인하라. 업체 법인 명의나 여럿이 공동으로 낙찰받은 물건을 개인 실적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④ ‘순수익’ 계산서를 의심하라. 낙찰가와 매도가의 차이가 곧 수익은 아니다. 취득세, 수리비, 중개보수, 대출이자를 빼야 하고, 주택을 1년 안에 팔면 양도세율이 70%, 2년 안이면 60%다. 세금을 뺀 실제 손에 쥔 돈을 물어보라.
⑤ 주 수입원이 무엇인지 보라. 수강 기수가 수십 기에 이르고 수강료가 수백만 원이라면, 그 사람의 본업이 경매인지 강의인지 따져볼 일이다.
다음 회에는 ’15년 경력·2000건 낙찰’을 내세워 220명에게서 52억 원을 받아 구속기소된 경매 베스트셀러 저자 사건을 다룬다.
참고: KBS 추적60분 「’딸깍’하면 돈을 번다? 2026 부업 사기 보고서」(2026.2.6 방송) 및 선공개 영상 / 해당 강사 출간 도서 출판사 소개 /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소득세법 제10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