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류상으로는 온통 감점 요인뿐인 동해안 시골 토지가 첫 경매 입찰에서 감정가의 2.5배가 넘는 거액에 낙찰되어 경매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진행된 경매 사건(2025타경10307)에서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일대 토지 9필지(총면적 31,832㎡, 약 9,629평)가 신건 입찰 만에 10억 1,386만 원에 매각되었다. 해당 물건의 감정가가 4억 941만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낙찰가율은 무려 253%에 달한다. 응찰자는 단 1명, 단독 응찰이었다.
시장의 눈길을 끈 것은 해당 토지가 품고 있는 까다로운 리스크들이다. 매각물건명세서상 상당수 필지가 지적도상 도로가 없는 '맹지'로 표기되어 있으며, 지목이 '전'인 토지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농취증) 미제출 시 보증금을 몰수당하는 위험이 있다. 여기에 분묘 소재 여부 불투명에 따른 분묘기지권 성립 여지, 임야 벌목에 따른 산지 복구 의무 등 일반 투자자라면 선뜻 입찰표를 던지기 어려운 조건들이 얽혀 있었다.
그러나 정밀 분석 결과, 이 사건에는 치밀한 계산이 깔린 '반전 데이터'가 숨어 있었다.
서류상 일부 필지가 맹지로 분류되었지만, 전체 면적의 82.2%에 달하는 목록 9번(약 7,627평)과 12번 토지가 서측으로 폭 약 8m의 포장도로에 실제로 접해 있다. 즉, 맹지 비율은 전체의 17.8%(약 1,715평)에 불과하며, 도로에 접한 대형 임야와 토지를 기반으로 내부 진입로를 연계하면 9,600평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부지로 개발할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건축 및 용도 변경이 가장 용이한 '계획관리지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결정적이다. 해당 토지는 망양해수욕장과 직선거리 1~2km 인근에 위치해 있어, 최근 동해선 전철 개통과 함께 급부상 중인 울진 해안가 관광 인프라(대형 풀빌라, 오토캠핑장,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로 개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겉으로 드러난 맹지·분묘 리스크에 갇히지 않고, 8m 도로 접면성과 대형 면적의 개발 가치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낙찰자의 10억 원 투자가 향후 어떤 대형 개발 프로젝트로 가시화될지 경매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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