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8차선 대로변 모습이다. 최근 도심 도로변과 보행로 곳곳이 무단 투기된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로수 밑이나 배전함 주변 등 조금이라도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먹다 남은 일회용 커피 컵, 배달 음식 용기, 담배꽁초 등이 뒤엉켜 쌓여 있다. 이는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악취와 위생 문제까지 유발하며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이러한 쓰레기들이 제때 치워지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깨진 유리창 법칙'처럼, 누군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하나가 며칠 동안 치워지지 않으면 어느새 그 주위로 거대한 쓰레기 무덤이 형성된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지자체의 청소 행정은 현장의 발생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수일이 지나도록 방치되는 쓰레기를 보며, 행정 당국의 대처가 너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를 지적하기에 앞서, 더욱 뼈아프게 짚어봐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추락한 시민의식'이다. 버려진 쓰레기들의 면면을 보면 개인이 끝까지 책임지고 분리수거하거나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생활 쓰레기가 대부분이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어차피 누군가 치우겠지"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쓰레기를 길거리에 툭 던져놓고 가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 최근 들어 공공장소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기초 질서 의식이 과거보다 오히려 크게 퇴보한 것 같다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도시의 외형은 화려해졌지만, 정작 거리를 채우는 시민들의 공중도덕은 그에 걸맞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신속한 수거 시스템 정비와 무단투기 단속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 개개인의 뼈저린 자성이다.
'내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상식이 다시 자리 잡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예산과 청소 인력을 쏟아부어도 깨끗한 거리를 기대하기는 요원할 것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의 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