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장을 보거나 점심을 먹으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비싸졌나?”
어제 마트에 갔더니 오이 4개가 7,500원에 붙어 있었다.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식재료는 더 많아진다. 과일과 채소, 고기 등 명절 준비에 필요한 품목을 하나씩 담다 보면 계산대 앞에서 부담을 느끼게 된다.
밖에서 점심 한 끼를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제 식당에 들어가 1만원 이하 메뉴를 찾는 일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온다.
고물가가 만든 변화는 식사 방식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반줄 김밥’이 등장했다. 일반 김밥의 절반 정도인 5조각을 약 2,5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김밥 한 줄 가격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 먹겠다는 소비 형태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매일 4천~5천원을 지출하기보다 1천원대 저가 커피를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한 끼 식사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햄버거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제 소비자는 “무엇을 먹을까”보다 “얼마를 쓰고 먹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제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통계로 봐도 생활비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8% 상승했다. 특히 음식과 숙박 물가는 2.8% 올랐다.
김밥 가격 부담도 커졌다. 최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2026년 7월 기준 3,838원으로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쌀·계란·김 등 주요 재료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업계 역시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다. 실제로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2023년 말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6년 6월 4만7,863명까지 줄었고 3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자뿐 아니라 음식을 파는 자영업자도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점심값이 오르면 월급의 체감가치는 떨어진다.
직장인에게 점심값은 매일 발생하는 생활비다.
한 끼에 1만원을 쓰면 한 달 20일 근무 기준으로 점심값만 20만원이다. 여기에 커피 한 잔과 저녁 식사, 교통비까지 더해지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생활비는 빠르게 늘어난다.
김밥을 한 줄에서 반 줄로 줄이고, 커피 가격을 낮추고, 외식 횟수를 줄인다. 장을 볼 때도 필요한 양만 사고 할인상품을 먼저 찾는다.
이런 모습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 생활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추석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은 더 커진다. 곧 추석이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식재료 구입이 많아진다. 정부도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추석 농축산물 할인 지원 규모는 1,490억원으로 지난해 5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행사를 이용하더라도 전체 장바구니 금액 자체가 예전보다 커졌다는 체감이 남는다.
고물가가 무서운 이유
물가가 조금씩 오르는 것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생활비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이 계속 줄어든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면 월급의 숫자는 그대로여도 실제 구매력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직장인 입장에서는 소득이 늘지 않았는데도 생활은 점점 빠듯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생활비가 오르면, 사람들은 같은 돈으로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고물가 시대의 가장 큰 부담은 가격표 하나가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비용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식사 한 끼, 커피 한 잔, 장보기까지 매번 가격을 따져야 한다면 가계의 여유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의 물가 상승은 단순한 소비자물가 문제가 아니라 직장인의 실질소득과 생활의 질, 그리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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