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단연 ‘법원 경매’다. 고금리 여파를 견디지 못한 매물과 전세사기 수습을 위한 빌라들이 대거 시장으로 나오면서, 전국 법원 경매정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남들의 위기가 나에겐 기회"라는 격언처럼, 시세보다 수억 원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했다는 성공담이 미디어와 SNS를 도배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지금의 경매 시장은 과연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땅일까, 아니면 경매 초보자를 삼키는 독약일까?
화려한 성공담 뒤에 숨겨진 경매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3가지 치명적인 리스크부터 냉정하게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첫째, ‘유찰의 달콤함’ 뒤에 숨은 권리분석의 덫 경매의 가장 큰 매력은 감정가에서 20~30%씩 차감되는 ‘유찰’에 있다. 두세 번 유찰되면 겉보기엔 시세의 반값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유 없는 공짜는 없다.
유찰 횟수가 많은 물건일수록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을 낙찰자가 고스란히 인수해야 하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거나, 유치권 등 복잡한 권리가 얽혀 있을 확률이 높다. 겉보기에 3억 원짜리 집을 1억 5천만 원에 낙찰받아 환호했으나, 알고 보니 숨은 보증금 2억 원을 별도로 물어내야 한다면 결국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매수한 꼴이 된다.
둘째, ‘대출 규제와 금리’라는 현실의 벽 일반 매매와 달리 경매는 법원이 정한 ‘잔금 납부 기한’이 존재한다. 낙찰 후 지정된 기일 내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애써 납부한 입찰보증금(최저매각가격의 10%)은 몰수되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다.
과거에는 경락잔금대출이 비교적 수월했으나, 현재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강화된 금융 규제가 대출 한도를 엄격히 옥죄고 있다. 본인의 자금 조달 능력을 과신하고 덜컥 낙찰받았다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보증금을 포기하는 ‘낙찰 포기’ 사례가 급증하는 이유다.
셋째, ‘명도(明度)’라는 인도 과정의 갈등 경매의 완성을 이루는 끝맺음은 잔금 납부가 아니라 안전하게 부동산을 인도받는 ‘명도’다. 집을 비워줘야 하는 채무자나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을 내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이사비 협상, 최악의 경우 강제집행까지 이어지는 추가 비용과 시간 소요는 초보 투자자를 지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기회를 잡고 싶다면 ‘본질’로 돌아가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가 매우 훌륭한 자산 형성 수단임은 부인할 수 없다. 시장의 하락기와 정체기야말로 경매의 진가가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 시장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한다.
싸게 사는 것보다 '안전하게' 사는 것이 먼저다. 권리분석이 모호하거나 리스크가 존재한다면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내 눈에 좋아 보이는 기회는 남의 눈에도 기회다.
현장 조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감정평가서는 과거 시점의 기록일 뿐이다. 지금 당장 현장 부동산을 방문해 현재의 급매가와 전세 시세를 직접 확인해야 ‘가짜 유찰’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경매는 단번에 대박을 터뜨리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냉정한 계산 뒤에 찾아오는 ‘노력의 대가’일 뿐이다. 시장이 어수선하고 불확실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공부의 깊이를 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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