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이천에서 장호원읍으로 향하다보면 거대한 흉물아파트가 있다.
1998년.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리에서 930가구 규모의 아파트 사업이 처음 시작됐다.
계획은 5개 동, 최고 16층 규모였다.
처음 사업을 추진한 곳은 초원주택이었다. 이후 자금난 등을 거치면서 사업 주체가 대림산업개발, 유한주택 등으로 바뀌었고, 2002년에는 GM종합건설로 다시 변경됐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2년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GM종합건설도 2005년 자금난을 겪으면서 아파트는 장기간 공사가 멈춘 채 남게 됐다. 2016년 당시 언론 보도에서도 이 아파트는 14년째 미준공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소개됐다.
결국 1998년 사업 시작부터 2026년 공사 재개까지 따지면 28년의 시간이 흘렀고, 실제 공사가 멈춰 있던 기간만 약 24년이다.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건물만 볼 것이 아니라 토지의 등기부를 함께 봐야 한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땅이 있다.
바로 이황리 355-9번지 아파트 진입토지이다. 현재 등기부상 이 토지는 2,445㎡, 약 740평의 임야다. 그런데 이 땅은 처음부터 별도의 토지였던 것이 아니다.
등기부를 거슬러 올라가면 원래 이황리 355-7번지에서 2000년 12월 15일 ‘공유물분할’로 분리된 토지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1998년에는 동양건설이 소유했고, 이후 초원주택 → 대림산업개발 → 유한주택으로 지분이 넘어간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2000년 공유물분할을 거치면서 355-9가 별도 필지로 분리됐다.
즉, 아파트 사업이 진행되던 토지에서 별도의 740평 토지가 떨어져 나온 것이다.
여기서부터 이 사건은 단순한 ‘공사 중단 아파트’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아파트 진입로 740평 토지의 주인은 또 바뀌었다. 355-9의 등기부에는 2000년 12월 이천시의 압류도 등장한다.
그리고 740평 진입로 토지는 2004년 4월 30일을 어떤 원인으로 공매가 진행됐고, 같은 해 7월 31일 소유권이 홍00 개인이 낙찰을 받는다.
2000년 공유물분할 → 355-9 별도 필지분할 → 2004년 공매 → 홍00 개인 소유.
시간이 흘러 2016년.
아파트가 공사중이던 나머지 토지 등기부를 보면 355-7번 토지는 2016년 8월 8일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 벽제개발로 넘어갔다.
5개 동, 930가구 규모의 장기 미준공 아파트 사업 전체를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회였다.
감정가는 무려 299억5555만원.
경매시장에서 실제 낙찰된 금액은 감정가의 약 17% 수준인 53억원이었다.
2016년 2월에는 세계로DNC가 73억5251만원에 낙찰받았지만 낙찰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다시 경매가 진행됐다. 이후 6월 벽제개발이 약 53억원에 낙찰받고 잔금을 완납하면서 소유권을 취득했다.
12회 유찰 끝에 감정가 300억, 낙찰가 53억
여기까지 보면 경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300억원짜리 사업지를 53억원에 샀다면 엄청난 기회 아닌가?”
그러나 공매로 낙찰된 공사현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740평 진입도로 토지가 있었다. 이 땅의 존재는 훗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게 된다.
—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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